
기본적으로 저는 음악의 장르성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. 그래도 현재의 대중가요는 아이돌과 미디엄템포가 양분하여 음악시장 자체를 잠식시킨다는 사실은 부정할 순 없을것 같네요. 어디서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는지 몰라도 그것은 점점 몰개성화되고 있습니다. 그래도 다양한 시도는 메이저에서도 나오고 있지만 인디신에서는 그와는 좀 더 다르게 실험적이고 개성의 표출이 강한, 다양한 아티스트와 그들의 음악들이 피고지고 있었죠. 그러던 와중에 생겨난 '장기하와 얼굴들'은 인터넷이라는 매체와 절묘히 맞물려서 그룹이 소개되고 서서히 퍼지더니 '뜨게' 됩니다.

앞서 발매되었던 싱글 [싸구려 커피]는 붕가붕가레코드의 가내수공업음반으로 제작된 것으로 인기의 상승으로 인해 1만장이 팔리는 기염을 토합니다. 멈출줄 모르는 엔진처럼 장기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고조될 즈음, 이번에 리뷰를 하게 된 1집 [별일 없이 산다]가 2월에 발매가 되었습니다. 이것 또한 발매첫주 앨범 1위, 현재도 10위권 안에 머물며 3만장 이상이 팔려나갔습니다.

아뿔사. 근데 인기와는 달리 장기하는 별일 없이 산다고 합니다. 인디음악계에선 1000장만 팔려도 대박이라는데 말이죠. 앨범제목이 된 '별일 없이 산다'라는 곡은 인기가 생기기 전에 작업해놓은 곡으로 마침 지금의 상황과 맞물려 오바하지말자며 음반 제목으로 쓰입니다. 인기는 많아졌을지 몰라도 나는 신경안쓴다는 식으로 말이죠.(웃음) 그는 소포모어 컴플렉스도 없이 썩 만족할만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. 전작인 싸구려커피에서 보여줬던 정서의 연장선을 정규앨범에서 담아내고 있습니다.

그가 언급했듯이 전작에선 포크라는 색만 묻어났지만 1집으로 넘어오면서 록 요소가 가미되면서 공공연히 포크록 밴드로 불릴만한 노래들이 수록됩니다. 이에 해당되는 것은 여러곡들이 있겠지만 그것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곡이 바로 '별일 없이 산다'인데요. 제가 이 앨범에서 제일 좋아하는 곡이기도 합니다.^^ EBS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서 본 이 노래의 연주도 신나게 들은 기억이 있네요.
그래도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어디까지나 '달이 차오른다, 가자'입니다. 장기하쪽에서도 녹음하면서도 상당히 신경을 썼다고도 하고 이 곡(정확히는 곡과 안무겠죠? ^^;;)을 통해서 대중적으로 알리게 된 만큼 라이브가 아닌 제대로 레코딩된 음악을 들려주고자 정했다 합니다. 실제로 들어보면 도입에서부터 심상치 않게 시작하여 후렴부인 워워어~까지 들었을 때 상당히 공을 들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. 이 외에 다른 트랙들에선 하고 싶은 말을 내뱉는 것처럼 들리는가 하면, 사랑얘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 역시 그의 코드에 의해 다듬어지고 불리게 됩니다. 이 모든 곡들을 아우르는 철학은 '재미'입니다. 듣기 좋아야 하고 좋은 것은 곧 재미있는 것을 의미합니다. 그래서 그는 듣는 재미의 농도를 짙게하기 위해 춤도 사용합니다.

저는 처음 언급했듯이 장르성과 시대성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. 장기하가 송골매, 산울림을 좋아하고 그들의 아류작이라고도 하고 폄하당합니다. 혹자는 뭐 이딴 노래가 있냐고 합니다.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노래에 흥분하고 열광하고 퍼포먼스와 입담에 환호하고 있습니다. 그래서 그는 인터넷의 아이돌인지도 모릅니다. 잘 생기고 노래 잘 부르고 신비주의(미미시스터즈)에 춤까지 잘추니 말이죠. 아이돌로서의 최소한의 덕목을 갖추고 있는 그들은, 그래서 그들의 인기는 이미 예견 되었는지도 모릅니다.(여타 개성적인 그룹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;;) 몰개성 속에서 갈망하여 피어난 한떨기 꽃과 같다랄까요.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잡초일지도 모르겠습니다. 그런 잡초 같은 인디에서 나온만큼 상당수의 예상과는 다르게 지속되는 인기가 긴 것 같습니다.
그렇게 장기하는 싸구려 커피를 먹인 음악시장에 다시 별일 없이 돌아왔습니다.
그의 왕성한 활동 기대(부산에 한번...아 온다고 했었나;;)하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.
P.S1 : 진짜 생활에 찌들어 사는 애들은 소녀시대 'Gee'를 듣지 장기하를 듣지는 않는다네요.
P.S2 : 잠결에 괴발개발로 적어서 인과관계 결여에 매우 얄궂습니다. 양해해주셔요. orz
P.S3 : 적고보니 앨범 리뷰가 아니라 장기하 리뷰. orz




덧글
시진이 2009/04/24 00:40 # 답글
그 재미난 퍼포먼스와 유행처럼 넷상에서 번진 대세, 가 (그게 벌써..꽤 되었지 않나요?ㅋ공감 출연 영상의 플래시짤들이 시작이었다고 보면....~~) 빠삐놈 빠삐코 뭐 이런것들처럼 순간에 확, 잊혀져 사그라들지않고아직껏 쭈욱, 그것도 '앨범판매고' 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,
바로 그게 이들이 단순 재미나 흥미코드만 갖고 팬층을 형성한게 아니라는 걸 설명해주는듯싶어요. 그게 바루 얘기하신 그 '잡초'...인디신에서의 탄탄히 쌓아온 저력, 덕분인듯~ ^^
Guts 2009/04/29 01:21 # 답글
...그 이전에 덧글 달아주셔서 감사요 ;ㅅ;/;;목에 힘주고 리뷰 적었는데 리플이 0이라서 절망하고 있었어요 ㅠ_;;;